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이 총선을 앞둔 ‘제3지대’의 협력을 강조했다. 민주당을 탈당해 ‘미래대연합’(가칭) 창당을 준비하는 위원회 출범식에서 이 전 대표는 “텐트를 크게 쳐 달라”고 주문했고, 이 위원장은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면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에서 축사를 통해 “한국 정치사에서 이날은 우리 국민이 양자택일의 속박에서 벗어나 비로소 정부와 정당을 선택하는 권리를 회복하는, 국민 복권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기득권 양당의 포로에서 벗어나는 정치 해방의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5명의 창준위원장 가운데 정태근 전 의원이 ‘빅텐트’를 말했다. 텐트를 크게 쳐 달라. 추우면 어떤가. 기꺼이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자겠다”고 제안했다.
이미 민주당에서 탈당한 이 전 대표는 ‘새로운 미래’의 다음 주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을 예고한 상태다. 그의 ‘빅텐트’ 발언은 ‘새로운 미래’와 ‘미래대연합’과의 총선 연대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이 위원장도 축사를 위해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 출범식장 단상에 올랐다. 이 위원장은 “텐트보다 멋있는, 비도 바람도 막을 수 있는 큰 집을 지었으면 좋겠다. 그날이 대한민국의 미래이고, 대한민국의 정치 개혁이 완성되는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이 ‘빅텐트’일 뿐 사실 나는 텐트에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 텐트는 왠지 야영하다가 걷어갈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좀 튼튼한 집에서 살고 싶은 것”이라며 “이 큰 집에 참여하려는 정파들은 국민 앞에 다음 대통령 선거 정도까지 무조건 함께할 것을 서약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이것이 떴다방 같은 이미지로 비친다면 그런 결사체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이 전 대표보다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 위원장은 ‘제3지대’의 조기 합당론과 관련해 “급하게 모여 다 갈아버리면 그게 죽이지 비빔밥이겠는가. 나는 선명한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 지금 창당 행보에 나섰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하고 싶다”며 “지금 내가 가진 실체적인 고민도,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비빔밥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은 ‘미래대연합’ 창당준비위 출범식을 앞두고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종민 의원과 3자 회동을 가졌다. 김 의원은 ‘미래대연합’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이다. 약 20분간 이뤄진 3자 회동에서 ‘양당 구조 타파’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김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김 의원은 “각각의 창당준비위원회가 공식 발족하면 서로 본격적으로 대화하고 협의하기로 했다”며 “우리가 언제 어떻게 하자고 한 것은 없지만 이심전심이 확실히 느껴지는 만남이었다. 희망적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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