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딸이 경찰서에 다녀온 후 아버지뻘 경찰에게 부적절한 문자를 받았다며 분노를 표한 아버지의 사연이 공개됐다. 민원인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A씨는 “제 딸이 분실물을 찾으러 경찰서(지구대)에 갔다가 50대로 추정되는 경찰이 ‘밥 먹자’고 연락을 했다”며 기막힌 심정을 표했다. 스물 세 살 대학생인 딸은 최근 휴대전화를 분실한 외국인 친구를 도와 경기도 부천 소재의 지구대를 방문했다. 다행히 휴대전화는 다른 시민이 지구대에 맡기고 가서 찾을 수 있었다. 딸은 인적 사항을 적고 친구와 함께 휴대전화를 찾아 나왔다.
일은 그 이후 벌어졌다. A씨는 “어떤 경찰관이 딸 아이에게 ‘밥 먹자’고 연락이 왔다. 경찰관의 나이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경찰서(지구대)에서 본 기억으로 50대로 보였다고 했다”며 “나중에 이 얘기를 듣고 너무 놀라고 화가 나서 관할 경찰서 전화로 강력히 항의했다”고 전했다. A씨의 말에 따르면 경찰서에선 해당 사안에 대한 감찰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연락은 없었다. A씨가 다시 한번 전화를 걸어 감찰 진행 상황을 물어보니 “개인정보 보호로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A씨는 “징계해서 결과를 알려준다 해놓고 차일피일 미루더니 이제 와서 아무것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며 “자식뻘 되는 아이를 만나자는 경찰은 경찰을 하면 안 된다. 철저한 조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채널A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경찰관은 이 사안과 관련해 감봉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감사에서 경찰관은 “(A씨의 딸이) 고향 후배인 걸 알게 됐고, 아버지 나이가 자신과 비슷해 점심을 사주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러한 처분에 대해 A씨는 “착잡하다. 별로 반성의 느낌도 없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고발까지는 안 하려고 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도 “감봉이 처벌이냐”, “저런 사람이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경찰까지 욕 먹인다”, “개인정보를 저렇게 사용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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