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피 묻은 와이셔츠’가 폐기 직전 발견된 것에 대해 민주당 측이 “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 탓”이라는 주장을 했다. 경찰의 적극적 초동수사로 증거를 찾아냈다는 앞선 언론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김지호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은 1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가 착의해 혈흔이 묻은 흰색 와이셔츠와 속옷은 경찰 자신들이 초동수사로 찾았다고 주장하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은 부산대병원과 민주당 측에 이 대표가 피습 당시 입고 있던 옷의 행방을 문의했지만 양측 모두에게서 제대로 된 답변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이 대표가 피습 당시 입고 있던 와이셔츠와 속옷을 폐기 직전에 수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김 부실장이 공개한 이 대표 피습 사건 수사 담당 경찰 관계자와의 통화 녹음에 따르면 경찰은 이 대표 와이셔츠를 의료 폐기물 업체가 수거해 갔다는 김 부실장의 말을 듣고서야 해당 사실을 처음 인지하는 것으로 나온다.
통화는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틀 뒤인 지난 4일 이뤄졌는데, 이는 경찰이 이 대표 와이셔츠가 의료 폐기물 처리업체로 옮겨진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힌 시점과 같은 날이다.
통화에서 김 부실장이 “환자복으로 환복을 할 때 피가 많이 묻어 있어 (와이셔츠가) 의료 폐기물로 분류돼 의료 폐기물 업체에 전달됐다”고 말하자, 경찰 관계자는 “부산대학교병원에서 피가 묻은 셔츠와 속옷은 폐기된 것이 맞느냐”고 확인한다. 김 부실장이 재차 “폐기물 업체에서 폐기물로 보관하고 있다”고 답하자, 이 관계자는 “(폐기물 업체) 연락처를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
김 부실장은 페이스북에서 “경찰은 부산대병원에서 탐문 수사를 제대로 못해 와이셔츠와 속옷이 의료폐기물 업체에 이송된 것도 몰랐다”며 “부산대병원과 의료폐기물 업체 등에 제가 직접 전화를 걸어 와이셔츠, 속옷 등 증거물이 폐기물 업체에 전달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접 증거물을 수거해서 경찰에 제출하려고 했다”며 “다만 법률상 밀봉된 의료폐기물은 개봉할 수 없다는 환경부 공식 답변을 듣고 경찰에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폐기물 업체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 수거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정이 이런데도 마치 경찰이 병원을 샅샅이 뒤지고 탐문해서 증거물을 확보했고 민주당 부실 초동수사 의혹 제기가 허위라는 가짜뉴스가 생성되고 있다”며 “경찰은 언론 플레이보다 초동수사 허점을 성찰하고 범죄 동기와 공범 여부 등 여죄 수사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지난 5일 폐기 직전의 와이셔츠를 경남 진주의 한 의료용 폐기물 업체에서 수거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흉기가 와이셔츠 옷깃이 아닌 목을 그대로 찔렀다면 이 대표가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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