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에서 지난 2일 발사된 미사일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라고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12일 우크라이나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자국 히르키우시에 발사한 미사일 잔해를 수거해 키이우에 있는 국방부 연구기관으로 옮겨 분석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관련 시설을 방문했을 때 촬영된 KN-23 영상과 이 잔해를 비교했더니 여러 항목에서 모양이 일치했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주장이다. 잔해를 살펴본 우크라이나 국방부 연구기관은 미사일 하부 지름은 약 110㎝, 상부는 약 97㎝로 분석했다.
이는 KN-23 특징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트 수와 설치 위치, 항법장치의 모습 등도 일치했다. 수거한 잔해에서는 미사일 제조 연도와 개조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미 군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이 제공한 KN-23을 사용했다고 평가해 왔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사용한 미사일이 KN-23라고 특정한 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잔해에서 판명된 특징을 가진 미사일을 제조하는 곳은 세계에서 북한 뿐”이라며 “틀림없는 KN-23”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러시아 미사일 발사 장치로는 KN-23 발사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관련 장비도 입수한 게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 미사일은 지난 2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 중심부 주택가를 강타했다. KN-23은 비행 종말단계에서 변칙 기동을 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사거리가 최대 800㎞에 달한다. 북한은 KN-23에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선전해왔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지난 4일 “최근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수십발의 탄도미사일을 제공받았으며 그중 일부를 이미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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