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된 차를 밟고 올라가 창문을 통해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들여다본 남성이 포착됐는데, 일회성 행위일 경우 스토킹 범죄 등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법적 판단이 나와 공분이 커지고 있다.
12일 온라인에서는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전날 올라온 ‘내 차를 밟고 올라서서 여자 혼자 사는 집을 훔쳐보던 남자. 이거 스토킹 범죄 아닌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두고 여러 말이 나왔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집 앞에 주차해 놓은 차량 윗부분에 정체 모를 발자국이 찍혀있었다. A씨는 신고를 접수하려 근처 지구대를 찾았지만 경찰은 “큰 피해가 본 게 아니지 않나. 접수하기가 애매하니 컴파운드로 닦으라”며 돌려보냈다.
A씨는 직접 범인을 찾기 위해 주변 CCTV를 보다가 황당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한 남성이 자신의 차를 밟고 올라서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힌 것이다.
A씨는 “해당 영상을 들고 지구대로 향했다. 그제야 재물손괴, 주거지 침입으로 신고 접수를 해주더라”며 “현재 수사 중이다. 1층 세입자에게는 알린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경찰은 “손괴 부위가 크지 않아 재물손괴죄 적용이 애매하고 문이나 담을 침입한 게 아니라 개방된 공간에서 그런 행위를 했기 때문에 주거지 침입으로 보기에도 애매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결국 남의 차를 밟아도, 밖에서 남의 집을 훔쳐봐도 저 사람은 형사사건으로는 아무런 죄가 없다는 걸로 들리더라”며 “차도 그렇지만 차를 밟고 혼자 사는 여자 집을 훔쳐보는 저 사람은 위험한 사람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한문철 변호사 역시 “남성을 처벌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남성이 담을 넘어간 상황이라면 주거침입죄가 되지만 바깥에서 쳐다보는 건 처벌 못 한다”며 “법이라는 게 그렇다”라고 했다.
한편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스토킹범죄란 남의 집, 집장, 학교 등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하는 것을 뜻한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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