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1일 국회에서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조 후보자가 미국계 기업의 자회사로부터 고액 임대료를 받았던 것이 최대 쟁점이었다.
국민의힘은 “통상적인 거래”라고 조 후보자를 옹호했으나, 민주당에서는 “뇌물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조 후보자는 “엑손모빌 근무자와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국계 석유 기업 엑손모빌의 국내 자회사인 모빌코리아윤활유 주식회사는 2017년 9월부터 2020년 9월 사이 조 후보자의 이태원 주택 2·3층 공간을 월세 950만원에 임차하기로 계약했다.
이후 3년 치 임대료 3억4200만원을 선지급했다. 엑손모빌 자회사는 계약 만료 전 집을 비워 약 7개월에 대한 임대료 6374만원을 되돌려받았다.
조 후보자는 “당시 대통령 탄핵으로 갑작스럽게 공직을 그만두고 다시 공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았다”면서 “제게 (엑손모빌이) 혜택을 줄 이유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정원도 청문회 중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계약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진행된 정상 계약으로, 조 후보자는 계약 이전까지 임차인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다”는 입장을 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외국인들이 굉장히 선호하는 이태원에 소재한 건물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그 정도는 통상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미국 기업의 로비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익표 의원은 “한덕수 총리나 권영세 전 장관 등 유사한 사례가 많이 있는데, 외국계 기업이 외교통상 쪽에 있는 분들에게 특별히 이런 것(임대료 지급)을 하는 게 또 다른 부당한 거래나 뇌물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느냐”면서 “정부 차원에서 전수조사가 필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윤건영 의원도 “대한민국 정보기관 수장이 되려는 분이 이렇게 불법 또는 탈법한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청문회 초반에는 조 후보자의 자료 제출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인 탓에 1시간여 만에 파행되기도 했다.
청문회는 공개질의가 재개된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공개 때는 후보자 개인의 신상과 도덕성, 비공개 때는 북한 정보와 대북 정책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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