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선수만 해외 진출하라는 법 있나요? 잘 훈련된 한국인 목사도 미국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만 목회한다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미국장로교(PCUSA) 동아시아 선교 책임자로 한국에서 근무 중인 한명성(62) 목사가 한 말입니다.
한 목사가 이렇게 말 한 건 한국과 미국 교회 모두의 필요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 목사는 임지를 구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 교회는 목회자를 구하지 못한다는 게 한 목사의 설명입니다.
현재 PCUSA 소속 교회의 경우 한 교회가 담임목사 한 명의 사례비를 충당할 수 없을 정도로 교세가 약해 보통 2~3개 교회를 한 명의 목사가 목회하는 사례가 흔하다고 합니다.
그는 이 같은 인적 교류를 통해 양국 교회가 서로를 배울 수도 있고 또 성숙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준비할 것도 조언했습니다.
신학대학원에서는 미국이나 영국 목회를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하는 겁니다. 한국에서 언어나 현지 문화, 교단 헌법 등을 훈련하자는 것이죠. 교회도 선교사를 파송하는 마음으로 해외로 진출하는 목사를 후원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합니다.
한 목사는 “해외 주요 교단과 협력 관계에 있는 우리나라 교단의 신학교에 하루빨리 해외 목회를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훈련해야 한다”면서 “미국 교회에서 목회한 경험을 돌아보면 미국인들은 목회적 돌봄에 탁월한 한국인 목사를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의 교단이 해외 여러 교단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죠.
한국 목사의 해외 진출 필요성을 설명하던 한 목사는 중국 축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중국 축구가 자금력도 대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유명 선수들도 영입하고 있지만 중국 국내에 집중하다 보니 실력을 대폭 키우는 일에 실패했습니다. A매치에서 활약을 못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 아닐까요. 결국 국내용 축구,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말았죠. 한국교회도 중국 축구처럼 국내에서만 대단한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세계를 무대로 영향력을 확산해야 합니다.”
국내용 교회에서 글로벌 교회로 나가자는 의미입니다. 미국의 교회에서 목회를 경험한 한국 목사는 양국 교회의 가교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영국 교회는 이미 한국 목사를 청빙하고 있습니다.
영국연합개혁교회(URC)는 예장통합 총회에 영국에서 목회할 목회자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양 교단은 2015년 선교협약을 맺었는데 영국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한인 공동체와 다문화 목회를 위해 협력하자는 내용에 합의했습니다. 김보현 예장통합 사무총장이 이 협약에 따라 영국 브리스톨에서 목회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목회자 파송을 통한 서구교회와의 교류는 선교사 파송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성장한 한국교회가 세계 속에서 봉사한다는 의미가 더 큽니다.
‘글로벌 목회’의 비전, 멀리 있지 않습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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