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폭력을 가하던 동급생에게 절교를 당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여고생에게 소년법상 최고형이 구형됐다.
대전지검은 11일 대전지법 형사11부(재판장 최석진) 심리로 열린 A양(18)의 살인 혐의 사건 결심공판에서 장기 15년에 단기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양이 충동적 성향이 강한 점 등을 감안해 20년간의 전자장치 부착명령을 내려달라고도 청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고등학교 2년여 동안 동급생인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하며 그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했다”며 “피해자로부터 절교의 말을 듣자 집까지 찾아가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설명했다.
A양이 범행을 계획적으로 저질렀을 뿐 아니라 치밀하게 증거를 인멸했다고도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로 피해자 친언니에게 살아있는 것처럼 연락했다”며 “또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버렸을 뿐 아니라 자신의 휴대전화도 초기화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적극적으로 증거를 인멸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족들도 극심한 슬픔을 호소하고 피고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양은 최후 진술에서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가족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A양은 지난해 7월 12일 정오쯤 대전 서구에 있는 피해자 B양의 집에서 B양을 때리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당일 그는 B양의 물건을 돌려주겠다며 B양 집으로 찾아간 뒤 말다툼을 하다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A양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119에 신고하면서 “고등학생이니까 살인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면 징역 5년 받는 게 맞냐”고 물어본 사실도 확인됐다.
두 사람은 과거 친하게 지냈지만 A양이 폭언·폭력을 일삼아 학교폭력 대책위에 회부됐고 2022년 7월 반이 분리됐다.
이들은 지난해 3월부터 다시 연락을 하게 됐지만 A양이 학폭위 개최 경위를 물으며 다시 B양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결국 B양이 절교를 선언하자 A양은 ‘죽일 거야’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B양을 협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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