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 난장판’ 초등생의 반전… 사장들 울린 쪽지

Է:2024-01-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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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서
“청소하러 왔다 CCTV 뒤늦게 보고 감동”

얼음을 쏟아 난장을 만든 카페를 떠난 뒤 다시 돌아온 어린 학생의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무인 카페를 실수로 어지럽히고 떠나더니 다시 돌아와 용서를 구하는 쪽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남긴 초등학생이 자영업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무인 카페 사장은 “아이에게 평생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사연은 지난 9일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왔다. 3년째 무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가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은 하루였네요’라는 제목으로 게시물을 올렸다.

A씨는 당초 이 초등학생이 무인 카페를 실수로 어지럽힌 순간을 CCTV로 보고 표정을 구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날도 추워서 손님도 없고 매출도 없어 한숨을 쉬었다. CCTV를 살펴보고 한숨만 나왔다”며 영상에서 발췌한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A씨의 무인 카페는 커피 제조기에서 쏟아진 작은 얼음 조각으로 난장판이 됐다. A씨는 “저희 매장은 분리형 (커피)머신이라 컵을 꺼내 제빙기에 올려놓고 얼음을 받아야 한다. 한 초등학생이 컵을 꺼내지 않고 레버를 눌러 얼음으로 난장이 된 것”이라면서 “학생이 처음 이용했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컵을 꺼낸 학생이 음료만 받고 ‘치울까 말까’ 하더니 그냥 가버렸다. 황급히 자리를 뜨는 모습에 맥이 빠졌다.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값을 지불했고, 나는 (음료값에서 남는 약간의 이윤을) 청소로 받는 노동값으로 생각하자고 했다”고 적었다.

어린 학생이 남긴 쪽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가 뒤늦게 반전을 알아챈 것은 청소하기 위해 매장을 다시 찾은 그날 저녁이었다. 선반 위에 접힌 종이가 있었다.

연습장을 뜯은 것으로 보이는 종이에 서툰 자필로 쓴 사과와 1000원짜리 지폐 한장이 있었다. 얼음을 쏟은 학생이 다시 매장을 찾아와 남겨둔 것이었다.

학생은 쪽지에 “제가 무인 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A씨는 CCTV 영상을 다시 돌려봤다. 청소하기 전까지 발견하지 못했던 CCTV 영상 뒷부분에 매장으로 다시 돌아온 학생이 카메라를 향해 인사하고, 쪽지를 봐달라는 동작을 취한 모습이 포착돼 있었다.

A씨는 “그동안 지쳤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는 쪽지였다”며 “이런 초등학생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또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라고 적었다. 이어 “저 1000원은 지갑 속에 고이고이 넣어놔야겠다”면서 “제가 이 학생에게 받은 걸 돌려줘야겠다. 제가 영업을 접는 날까지 학생이 카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했다.

자영업자에게 A씨와 초등학생의 사연은 힘을 불어넣었다. SNS와 다른 커뮤니티에도 그 사연이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천사가 왔다” “감동에 눈물이 핑 돌았다” “어린 친구가 어른보다 더 멋지다”고 칭찬했다.

한 누리꾼은 “저 학생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아 뭉클하다. (얼음을 쏟은 뒤에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아 다시 돌아온 듯 보여진다. 참 따뜻하고 여린 마음을 가진 학생. 이들의 미래도 늘 이렇게 배려하고 따뜻함이 넘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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