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조사 면제 갈등이 달빛철도특별법 발목을 잡고 있다. 새해를 맞아 특별법 국회 통과를 기대하던 영호남 지방자치단체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달빛철도특별법은 처리되지 못했다.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건 상정이 또 불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상황이 똑같이 반복됐다.
달빛철도 사업은 6개 광역시·도(대구·광주·전남·경남·전북·경북) 내 10개 지방자치단체를 경유하는 총연장 198.9㎞ 구간에 철도를 놓는 사업이다. 영호남 지자체들은 달빛철도 사업을 동서화합과 영호남 상생발전을 위한 30년 숙원이라고 표현한다. 지자체들은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선거용 포퓰리즘 등의 비판에 대해 사업 취지를 매도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 수도권 과밀화 해소, 국토 균형발전,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앞서 영호남 14개 지자체장이 공동 명의로 작성한 달빛철도특별법 국회 통과 촉구 건의서를 국회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영호남 지자체와 정부 측 갈등의 핵심은 예타 면제 조항이다. 여야 국회의원 261명이 공동 발의해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여당 일부 의원이 정부의 입장을 피력하며 특별법 제정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예타 면제 특례를 줄 경우 이후에도 유사 특별법이 잇따를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에 예타 제도보다 기간을 줄인 신속예타제도 활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영호남 지자체들은 예타 면제 조항이 빠지면 특별법이 의미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복선화 문구와 주변지역개발 예타 면제 조항 삭제 등 다른 내용은 수정했지만 본 사업 예타 면제 조항은 고수하고 있다.
대구시 등은 계속해서 특별법 통과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지만 21대 국회 임기(5월 종료) 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 측 입장은 여전히 완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의 영향으로 달빛철도특별법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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