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황씨 친형수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1부(재판장 이중민)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로 구속기소된 황씨 형수 이모(33)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씨는 연두색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출석해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다 부인한다”며 “전반적으로 그런 일을 한 사실이 없고, 직접적으로 피고인이 한 일은 없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재판부가 이씨에게 “피고인도 방금 변호인이 밝힌 대로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이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이냐”고 묻자 이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씨 측은 또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황씨)와 피고인의 사생활 관련 사항이 많다”며 향후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판 전체를 비공개로 할 생각은 없고, 특별히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미리 얘기해달라. 증거조사나 신문 등은 비공개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이씨가 유포한 황씨 사생활 영상에 등장하는 여성 피해자 측 변호사도 참석했다. 이 변호사는 “이씨는 구속심사 당시 황씨를 ‘내가 보호해야 할 아이’라고 표현하면서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이유도 황씨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며 “이씨는 황씨와 관련해 우호적 입장에 있는 건데, 황씨는 현재 이 피해자에 대한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피의자”라고 밝혔다.
절차와 관련해서는 “피해자는 이 재판을 직접 볼 수 없지만, 누구보다 궁금해하는 입장이므로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문제가 아니라면 재판이 공개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며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는 어떤 영상이 추가로 있고 어떤 피해가 더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실질적 위협을 느끼는 등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피해자는 합의할 의사가 전혀 없고 엄벌을 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생활 영상과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5차례에 걸쳐 공유하고 추가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또 황씨에게 사생활 영상과 대화 내용을 첨부한 이메일 등을 보내 고소 취하를 종용하며 협박한 혐의도 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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