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자구계획에 대해 “경영자가 자기의 뼈를 깎는 고통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채권단에 직접 호소하며 내놓은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은 금융가에서 ‘남의 뼈를 깎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총리는 7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에 대해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입장에서도 ‘그 정도 노력을 했으면 불가피하다’는 (공감을 얻을 정도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워크아웃은 채권단이 원리금 상환을 유예하면 지원하는 형태로 취해질 수밖에 없다. 경영의 책임은 경영자가 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 채권단 설명회에 직접 참석해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고 채무를 제대로 상환할 기회를 주면 임직원 모두 사력을 다해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권단의 관심사였던 윤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이와 관련한 채권단의 질의응답을 앞두고 윤 회장은 설명회장을 떠났다. 이로 인해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은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양재호 기업구조조정1실장은 설명회에서 “현재까지 워크아웃을 진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자구노력을 더 해야 하고, 합의된 내용도 더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에 대해 “남의 뼈를 깎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한 총리의 발언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금융가를 넘어 정부 차원에서도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이 미흡하다는 발언이 나온 셈이다.
한 총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건설업계 위기 우려에 대해 “우리가 지난해부터 심혈을 기울여 모니터링하고 검증해 오던 분야”라며 “이 문제가 금융 분야에 체계적인 위험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충분히 준비돼 있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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