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의 한 편의점에서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라는 비난과 함께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검찰 조사에서도 2차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검사가 “여중, 여고에 다니면 페미니즘을 당연히 배우냐”는 질문을 했다고 주장했다.
폭행 피해자 A씨는 5일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여성의당 주최의 여성 테러범죄 좌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검사가 내게 ‘여중, 여고에 다니면 페미니즘을 당연히 배우냐’고 질문했다. 학교에서 페미니즘을 가르치든 말든 사건의 진술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은 “피의자는 ‘한남’이라는 남성혐오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고, 피해자는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며 “피해자의 진술이 맞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중, 여고의 교과 과정에 여성 인권 등과 관련된 내용이 있느냐’고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폭행을 당했다. 당시 편의점에서 딸을 기다리던 50대 남성이 이를 말리자 가해자는 남성도 플라스틱 의자로 내려치고 목과 귀를 물어뜯어 상처를 입혔다. 현재 가해자는 특수상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A씨는 “나는 단지 머리가 짧았을 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극단적인 폭력에 노출됐다”며 일상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이 사건은 대중의 공분을 샀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는 ‘진주시 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20대 남성의 강력 처벌과 신상 공개 촉구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고 5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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