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블록쌓기 게임 테트리스의 ‘본좌’가 탄생했다. 미국 13세 소년이 사상 처음으로 테트리스의 마지막 판을 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금까지 이에 성공한 것은 인공지능(AI)뿐이다.
AFP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은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윌리스 깁슨이 이러한 과업을 달성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깁슨은 지난달 21일 그의 방에서 닌텐도 원조 버전 테트리스를 35분가량 이어간 끝에 화면이 멈춘 장면을 담은 영상을 지난 2일 유튜브에 올렸다.
화면이 멈춘 이유는 게임이 레벨 157에 도달해 더 이상 블록을 생성하지 못하고 멈추는 ‘킬 스크린’(kill screen)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영상에서 깁슨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테트리스에 몰입했다. 레벨이 올라가면서 블록 하나하나가 빗줄기처럼 쏟아졌지만 깁슨은 침착하게 한 줄씩 제거해나갔다.
게임 중반부터 이미 점수판에는 ‘999999’가 표시됐는데, 이는 더 높은 숫자를 표시할 수 없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게임이 이어지다 화면이 멈췄고, 곧 자신의 승리를 깨달은 깁슨은 머리를 감싸 쥐며 “오 마이 갓”이라고 외쳤다. 또 “손가락에 아무 느낌도 없다”고 했다.
깁슨의 승리는 인류 최초의 승리로 기록됐다. 테트리스 게임 원조 버전은 올해 탄생 40주년을 맞은 고전 게임이지만, 깁슨 이전에 마지막 판을 깬 사람은 없었다. ‘스택 래빗’(StackRabbit)과 같은 테트리스 AI만이 ‘킬 스크린’에 도달한바 있다.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챔피언십’ 회장인 빈스 클레멘테는 “지금까지 인간이 달성한 적이 없었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2021년 테트리스를 시작했다는 깁슨은 “시작하기는 쉽지만 깨기는 어려운 게임”이라고 평가하며 “단순한 것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깁슨은 지난해 10월 클래식 테트리스 월드 챔피언십에 참가해 3위에 올랐으며, 다음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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