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비버의 개체수 급증이 지구온난화를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버는 강에 작은 연못을 만들어 보금자리로 삼는데, 이 연못에서 메탄 다량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래스카 툰드라 지역에 비버가 조성한 연못의 수는 최소 1만2000곳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년간 두 배 증가한 숫자다. 연못 증가세는 점차 북쪽으로 확산하고 있다.
켄 테이프 알래스카대 생태학과 교수는 “모델 연구에 따르면 (북국해에 인접한)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전체가 2100년까지 비버 서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현상은 엄청난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지구온난화가 비버 서식지 확대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알래스카주 기온이 상승하며 비버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겨울 혹한기가 짧아져 강물이 어는 날이 줄었고, 툰드라에 새로운 관목이 자라나면 비버는 이를 이용해 댐을 만들고 보금자리로 쓸 연못을 조성할 수 있다.
개체수를 늘린 비버의 활동은 서식지의 기후변화를 가속한다는 분석도 있다. 비버가 만든 연못에서 영구 동토층이 녹아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테이프 교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이미지를 분석해 비버 연못과 메탄 배출 집중지점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천의 변화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가속한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모든 지점에서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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