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에 전기자극을 주는 것이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신시내티대학 의대 정신의학·행동 신경과학과의 프란치스코 로모-나바 교수 연구팀이 주요 우울 장애(MDD)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매체 사이언스 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주요 우울장애는 우울증 유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우울한 기분, 흥미·식욕 저하, 수면 장애, 무가치한 기분, 피로, 자살 생각 등이 최소 2주 이상 지속되는 상태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8주에 걸쳐 매주 3차례씩 모두 24차례 척수에 자극을 가했다.
척수 전기자극의 목적은 뇌-신체 회로에 정보의 흐름을 줄여 뇌의 조절 기능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척수에 있는 신경 세포는 신체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기분과 감정을 담당하는 뇌의 한 부위로 전달하는데, 이 회로가 정상 기능을 하면 뇌는 전달 받은 정보를 이용해 기분을 조절한다.
우울 증상이 나타날 때 척수에 전기자극을 가하면 과잉 신호 전달을 줄여 뇌가 우울 증상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실험군)에는 실제로 척수 전기자극을 가하고 다른 그룹(대조군)엔 가짜 자극을 줬다.
연구 결과 실험군은 대조군보다 우울 증상 평가 척도(MADRS) 점수가 실험 전보다 크게 낮아졌다. 실험군은 MADRS 점수가 21.7점 감소했지만 대조군은 14.6점 줄어드는 데 그쳤다. 특히 ‘슬픔을 느낀다’ 항목에서는 실험군이 3.4점, 대조군은 1.8점 줄었다.
MADRS는 10개 항목으로 구성되며 항목마다 중증도를 0~6점으로 평가해 합산점수가 최고 60점이다.
연구팀은 “척수 전기 자극이 이러한 효과를 가져온 기저 메커니즘은 앞으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예비 단계의 선행연구이고 연구 대상 환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이 결과의 해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정신의학 전문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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