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증상을 보인 50대 직원이 동료의 눈썰미와 기지를 발휘한 경찰의 수색 작전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 통상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졸중 증상은 언어 장애와 무게 중심을 잃는 형태 등으로 나타나지만, 당사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27일 서울 수서경찰서와 현대백화점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3시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소속 주차관리 직원 50대 A씨는 몸 상태가 안 좋아 조퇴했다. 당시 A씨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기우뚱하면서 걷는 증상을 보였다. A씨의 동료들은 ‘단순 허벅지 통증’ 정도로 생각했다고 한다.
동료 B씨(41)는 다음날 백화점에서 임·직원을 상대로 열린 ‘안전보건교육’에서 불현듯 A씨를 떠올렸다. 뇌 질환과 계절성 질환에 대한 교육을 받았는데, 전날 A씨가 보인 모습이 ‘뇌졸중 전조 증상’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B씨는 즉시 A씨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B씨는 이날 오후 8시쯤 경찰에 A씨의 행방을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수색에 나섰지만 A씨가 집에 없자, 휴대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다. 이후 경찰의 빠른 판단은 ‘골든타임’ 안에 A씨를 발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재익 일원지구대 소속 경장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A씨가 사우나에 있을지 모른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는 A씨 집 인근에 있는 지하철 3호선 대청역 주변 건물의 사우나를 찾았다. 그리고 오후 8시50분쯤 쓰러져있는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이 경장에게 자신의 이름을 겨우 말하면서도 몸 중심조차 잡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A씨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뇌경색 소견을 받았다. 현재는 수술 뒤 회복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출동한 경찰의 빠른 대처로 직원의 생명을 구하게 됐다”며 수서경찰서에 방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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