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신생아를 동네 야산에 버려두고 달아난 친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26일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장유진)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6년 3월 경남 창원의 한 산 둘레길에 태어난 지 5일 된 딸을 버려두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버려진 딸의 소재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아 A씨는 살인죄가 아닌 살인미수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올해 보건복지부의 2015~2022년 출생미신고 아동에 대한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혼 상태로 아이 한 명을 출산해 양육하고 있던 A씨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만난 남성과의 사이에서 딸을 또 출산하게 되자 양육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분만 직후 범행인 만큼 살인미수죄가 아닌 영아살인미수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행법상 영아살해죄는 ‘분만 중이나 분만 직후 영아를 살해한 경우’를 참작 동기로 정해놨다. 영아살해죄는 법정형이 10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살인죄에 비해 형량이 낮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출산 후 5일째 되는 날 분만 장소와 떨어진 곳에서 범행을 저질렀기에 영아살해미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누구보다 아이를 아끼고 보호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아이를 홀로 산에 방치했다”며 “범행 외 다른 방법을 전혀 고려할 수 없을 정도로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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