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복싱 스파링을 하다가 친구의 갈비뼈를 부러뜨린 10대 남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징계를 받은 데 이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법원 판결도 받았다.
인천지법 민사59부(재판장 박노을)는 고등학생 A군이 친구 B군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A군에게 위자료 명목으로 700만원을 지급하고 소송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다.
A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6월 킥복싱 도장에서 “스파링하자”는 B군의 요청을 받았다. 계속된 거절에도 B군이 조르자 마지못해 스파링하기로 한 A군은 “왼쪽 갈비뼈가 아프니 거긴 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스파링이 시작되자 B군은 A군의 왼쪽 갈비뼈를 발로 찼다. A군은 갈비뼈 2개가 부러져 전치 6주의 병원 진단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8월 인천 한 교육지원청은 B군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판단하고 출석정지 5일과 특별교육 5시간을 부과했다. 또 “A군에게 서면으로 사과하고 협박이나 보복행위를 하지 말라”는 처분도 내렸다.
교육지원청 처분에 반발한 B군은 지난해 10월 “학교폭력이 아니다”며 행정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각하됐다. 당시 법원은 B군이 소송을 제기한 이후인 올해 2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된 처분 내용이 이미 삭제돼 소송으로 얻을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A군은 지난해 11월 갈비뼈 골절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B군과 그의 부모를 상대로 1000만원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사건 경위와 학교폭력으로 인한 처분 결과 등을 고려했다”며 “사건이 (피해자인) A군에게 미친 영향 등도 참작해 위자료를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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