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하고 가자지구 공격 강도를 단계적으로 낮출 것을 재차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휴전 요구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고 가자지구 군사 작전의 목표와 단계적 진행에 대해 논의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적 지원 작전을 지원하는 사람을 포함한 민간인 보호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인질 추가 석방 문제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단계적 진행’ 발언은 저강도 전쟁 전환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최근 민간인 사상자 피해가 급증하자 이스라엘에 무차별 폭격 대신 정밀타격 위주의 소규모 전쟁을 촉구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 후 백악관 기자들에게 “길고 사적인 대화를 했다”면서도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지구에서의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전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결의 채택 과정에서 미국이 보인 입장에 감사의 뜻을 피력했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전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결의안을 찬성 13표, 기권 2표로 가까스로 채택했다.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거부권 행사 대신 기권표를 던졌다.
이날 채택된 결의안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구호 지원 규모를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보리는 가자지구 전역의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즉각적이고 안전하며 방해받지 않는 대규모 인도주의적 지원을 허용하고 촉진할 것을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요구했다. 또 안전하고 방해받지 않는 확장된 인도주의적 접근을 위해 긴급한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하고, 지속 가능한 적대행위 중단을 위한 조건 조성을 위해 긴급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결의안은 본래 “구호 접근을 허용하기 위한 긴급하고 지속 가능한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면서 최종 문구엔 포함되지 않았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안보리 결의 후 기자회견에서 “10월 7일 하마스의 끔찍한 테러 공격을 일부 이사국이 여전히 규탄하기를 거부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그럼에도 긍정적인 진전을 이뤘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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