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된 송영길 전 대표 부인은 남편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구속됐다고 22일 주장했다.
송 전 대표 부인 남영신씨는 이날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송영길 검찰탄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남씨는 “남편이 구속되니까 한동훈 장관이 지금 국회로 오지 않았느냐”며 “남편이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을 밖에서 비판하고 공격하니까 발을 묶고자 총선을 앞두고 구속시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어 검찰 조사를 받은 참고인이 숨진 점을 거론하며 “도대체 어떤 세상인데 조사받고 나와서 사람이 죽어 나가느냐. 술이 없으면 잠을 못 잘 정도로 남편은 괴로워했고 그래서 ‘한동훈 물병’ 발언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책 출판기념회에서 한 전 장관을 언급하며 “물병이 있으면 물병을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 말했었다.
남씨는 또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당시 법원이 변호인을 배제하고 검사가 변경한 법리 구성을 바탕으로 서류 심사를 진행했다며 “변호사 부인인 내가 알고 있는 원칙조차 훼손해가며 영장실질심사가 아니라 형식심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송 전 대표에 대해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처를 내린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남씨는 “구치소에서 ‘송영길 2300번 수감자’한테는 변호사 접견 외에 어떤 것도 안 된다고 했다”면서 “전두환 독재 시절에도 책은 들여보냈다. 그때보다 더 인권 탄압하는 게 윤석열·한동훈 검찰 정부냐”고 따졌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도 지지 발언에 나섰다.
김 의원은 “검찰권과 수사권이 군사정권 시대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이중잣대로 행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죄가 작은 게 나오면 엄청난 중대 비리를 저지른 것처럼 365일 내내 수사하는 게 과연 공정한 수사냐”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검찰이 가족과의 접견을 막은 것도 언급하며 “세상과 단절시키고 외롭게 고립시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겠다는 것이 수사전략인 것 같은데 턱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송 전 대표는 누구보다 강인한 사람이니 절대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감기 등 건강 상태를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재차 소환 통보를 한 뒤 다시 한번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돈봉투 20개를 포함해 모두 6650만원을 같은 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들에게 살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기업가 김모씨, 이성만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원,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송 전 대표가 2020년 1월~2021년 12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 측으로부터 폐기물 소각장 확장과 관련된 인허가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가로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뇌물 약 4000만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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