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허위보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더불어민주당의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에서 ‘가짜 최재경 녹취록’이 작성된 정황을 포착해 추가 강제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21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송평수 변호사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송 변호사가 지난해 3월 1일 인터넷 매체 리포액트에서 윤 대통령에 관한 허위 보도를 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변호사는 민주당 화천대유TF 대변인이었다.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을 맡아 윤 대통령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을 수 차례 제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리포액트 보도의 근거가 된 이른바 ‘최재경 녹취록’의 근원지가 민주당 화천대유 TF였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당 녹취록은 최재경 전 대검 중수부장이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씨의 사촌형 이모씨와 만나 이야기한 것처럼 보도됐다. 하지만 실제론 김병욱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 최모씨가 한 말이 최 전 중수부장 발언인 것처럼 조작됐다는 게 현재까지의 수사 내용이다. 검찰은 화천대유 TF 대변인이던 송 변호사가 녹취록 전달 과정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녹취록 자체가 (화천대유) TF에서 작성된 정황이 있다”며 “(녹취록 전달 등) 구체적인 경위는 압수물 분석과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천대유TF가 가짜 녹취록의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TF단장이었던 김병욱 의원의 인지 여부에 대한 수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최씨 등을 대상으로 집행한 압수수색 영장에 김 의원이 2021년 12월 최씨와 함께 조우형씨 사촌 이씨를 만나 대화한 내용을 적시했다. 당시 김 의원은 “제가 후보한테 정리 싹 해서 한 번 만들어볼게요. 조금 더 정리되고 나서. 거대한 구악과의 싸움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에 최씨는 “국민의힘 사람들이 다 10년 동안 해 먹은 거다, 이런 그림을 만들면 성공”이라며 호응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당시 녹취록을 보도했던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이날 SNS를 통해 반박 입장을 밝혔다. 허 기자는 “송평수 변호사는 보도를 준비하던 당시 접촉한 수많은 취재원 중 한명일 뿐”이라며 “연락한 횟수도 한 차례뿐”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송 변호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임주언 신지호 기자 e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