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고 주유소 방화까지 시도한 5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는 현주건조물 방화미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57)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30만원 추징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필로폰을 투약한 환각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내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고, 작은 불꽃만으로도 큰 폭발 사고가 날 수 있는 주유소와 그 인근에서 방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약 범죄가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재산까지 위협해 심각한 사회적 폐해를 유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엄한 처벌을 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A씨의 범행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크지 않은 점,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한 점 역시 고려했다고 부연했다.
A씨는 지난 9월 이틀 연속으로 필로폰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인근 셀프주유소에 들어가 방화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건 당시 A씨는 전날 투약한 필로폰의 영향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운전대를 잡은 그는 결국 신호를 대기하던 차량을 들이받았다. 피해자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사고를 낸 뒤 A씨는 주변에 있던 셀프주유소에 들어가 일회용 라이터로 주유 단말기의 주유건 입구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주유건에 실제 불이 붙자 겁을 먹은 A씨는 다시 주유건을 거치대에 꽂았으며, 큰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또 그는 사고로 파손된 자신의 차량에서 새어 나오는 기름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A씨는 2016년과 2018년에도 마약 범죄로 두 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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