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두 손가락으로 잡힐 만큼 작아진 맥도널드 피시버거를 놓고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일간 뉴욕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맥도널드 피시버거 제품 ‘필렛 오 피시(Filet O Fish)’를 놓고 슈링크플레이션 의혹이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확산하고 있다”며 “90만명 넘는 틱톡 이용자들이 영상을 시청했고, 다수가 공감했다”고 보도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조합한 말이다. 기업이 고물가 국면에서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대신 크기를 줄이는 전략을 뜻하는데,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문제를 제기한 틱톡커는 철도 관련 영상을 주로 게재하는 미국인 남성 닐리 밥이다. 밥은 지난 10월 31일 틱톡에 필렛 오 피시를 검지와 엄지로만 잡은 영상을 올리고 “최소 20%가량 작아졌다. 내 손이 크지만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며 “물가 상승의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슈링크플레이션의 일종”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9.1%로 나타났던 지난해 6월 정점을 찍은 뒤 점차 잦아들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인 2%대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 밥이 틱톡에 영상을 올렸던 지난 10월 미국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2%였다.
밥의 영상은 이날까지 2개월여 동안 92만건 넘는 조회수, 3만4000건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그만큼 공감하는 의견이 많았다. 영상 아래에 “미국인에게 용납될 수 없는 크기”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프랜차이즈가 미국인을 모른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피시버거인 이 제품을 놓고 피라미를 뜻하는 ‘미노(Minnow)’를 조합해 ‘맥미노(McMinnow)’라는 별명도 생겼다. 틈틈이 등장하는 한국의 틱톡 이용자들은 마카롱 크기라는 의미에서 ‘맥카롱’이라며 웃었다.
맥도널드 대변인은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필렛 오 피시와 아메리칸치즈 반조각 제품의 크기는 지난 수십년간 변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틱톡에서 이 발언은 반발만 불러왔다. 한 틱톡 이용자는 “고물가 국면에서 우리의 손과 입이 커진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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