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범죄수익을 정상거래인 것처럼 ‘세탁’해주고 7억대 수수료를 챙긴 폭력조직이 재판에 넘겨졌다.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맡긴 ‘검은 돈’은 수백억원에 달했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부장 김진호)는 도박공간개설과 범죄수익은닉규제 처벌법·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A(27)씨 등 국제 PJ파 폭력조직원 5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은 또 자금 세탁 계좌를 유통한 B(23)씨 등 29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 폭력조직원 5명은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이들로부터 107억 원을 차명 계좌(대포 통장)로 받아 3차례 이상 나눠 이체·출금을 반복하면서 도박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관리책·모집책·재이체 심부름꾼 등으로 역할을 나눠 판돈을 세탁할 때마다 0.3∼1%를 수수료를 챙겼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을 통한 범죄수익 금액이 그동안 7억 원대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폭력조직원들은 범죄 수익으로 금송아지 200여돈 등 귀금속과 명품 시계를 사는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등 29명은 202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자금 세탁을 주도한 폭력조직원들에게 계좌 86개를 넘겨주고, 계좌 1개당 월 100만~15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전자금융거래법 위반)로 불구속기소 됐다.
검찰의 계좌 수사과정에서 이비인후과 의사 C(46)씨도 다른 사람의 계좌 3개를 빌려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C씨는 코로나19로 환자가크게 늘어 납부할 세금이 걱정되자 허위 직원을 등재하고 월급을 지급한 것처럼 탈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통장·계좌 대여가 불법 도박과 전화금융사기에 악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 전화금융사기에 사용된 계좌를 단서로 이와 연결된 계좌 470개를 추적, 도박사이트 자금세탁 조직의 실체를 밝혔다.
검찰은 달아난 도박사이트 운영진 4명을 지명 수배했다.
검찰 관계자는 “도박사이트 운영·자금 세탁 일당 등의 조직적 범죄는 관용없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한 법 집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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