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조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서울시의회를 통과했다. 논란이 됐던 TBS(교통방송) 출연금은 반영되지 못했다. 다만 서울시는 시의회 정례회가 종료되기 전까지 TBS 지원 조례 폐지안 시행 유예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TBS가 독립할 여건을 갖출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서울시의회는 15일 제321회 정례회 제55차 본회의를 열고 45조 7405억원 규모의 서울시 예산안을 수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시가 제출한 예산안 대비 174억8000만원이 증액된 액수다. 올해 본예산보다는 약 1조 4000억 줄어들었다.
우선 내년 서울시 예산에 TBS 출연금은 편성되지 않았다. 내년 1월 1일부로 TBS 출연금 지원 근거 조례였던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가 폐지된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TBS 지원을 위한 출연금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하지 않았다. 시의회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 과정에서도 변동되지 않았고 본회의에서 원안 통과됐다.
다만 정례회 일정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TBS 지원 조례 폐지안 시행이 유예될 가능성은 남아있다. 서울시 역시 시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본회의 개최 전 국민의힘 의원총회에도 강철원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참석해 조례 유예 필요성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는 TBS가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는 제반 행정 절차를 위해서라도 조례 시행 유예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최대한 시의원들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조례 시행 유예 여부는 19일 예정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임위에서 TBS를 한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어 22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면 예비비·추경 등을 활용해 지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여전히 TBS 지원에 부정적이다. 그는 이날 YTN라디오 ‘슬기로운 라디오생활’에 출연해 “유예기간을 1년이나 줬는데 서울시청이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꼭 6개월 연장을 하려면 시장은 법률안 제출권을 가진 만큼 조례 개정안을 내면 된다. 연기 요청에 대해선 불쾌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민생 예산은 원안 처리됐다. 대표적으로 한 달 동안 서울권역 내 대중교통(지하철·버스)과 따릉이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시범운영 예산(408억원), 한강 내 수상교통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리버버스 등 수상교통 선착장 조성’(208억원) 등은 원안 통과됐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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