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투자기업 36.5%가 한국의 노동시장을 본국보다 더 경직적이라고 인식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근로자 수 100인 이상의 외국인 투자기업 200곳(유노조 기업 81곳, 무노조 기업 119곳)을 대상으로 ‘2023 외투기업의 노동시장 평가 및 노동개혁 인식조사’를 실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 ‘본사가 위치한 국가에 비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적인지’를 묻는 설문에 응답 기업 29.0%가 ‘다소 그렇다’고 답했다. 7.5%는 ‘매우 그렇다’는 답변이었다. ‘경직적이지 않다’는 응답은 13.5%에 그쳤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50.0%였다.
한국의 노동시장·노사관계와 관련한 리스크 요인을 묻는 설문에는 34.0%가 해고·파견 규제 등 ‘고용유연성 부족’이라고 답했다. 이어 ‘경직된 근로시간제’(23.0%), ‘인건비 증가’(23.0%), ‘대립적이고 투쟁적인 노동운동’(11.5%), ‘과도한 기업인 형벌규정’(7.0%) 등의 순이었다.
앞으로 한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고용유연성 제고’(23.5%)를 꼽은 외투기업이 가장 많았다. 다음은 ‘노사 법치주의 확립’(21.5%),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15.5%), ‘근로시간 유연화’(14.0%) 등이었다. 노동조합이 있는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이 35.8%로 가장 많았다.
국내 노동시장 개선을 위해 정부와 국회에 바라는 것에 대한 설문에는 37.5%가 ‘정책 일관성 및 규제 예측 가능성 강화’를 선택했다. ‘처벌식 규제보다는 인센티브 제공’(28.0%), ‘외투기업 의견 청취와 소통 강화’(21.0%), ‘입법·정책 시행 전 외국인투자 영향 분석’(12.5%) 등이 뒤를 이었다.
황용연 경총 노동정책본부장은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리스크 요인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총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온라인패널 설문 방식으로 지난 9월 1~11일 조사를 진행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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