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흑곰이 스키장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곰들이 이같이 출몰하는 배경엔 인간들이 버린 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ABC10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우스레이크 타호 인근 헤븐리 스키장에서 흑곰이 나타나 스키어들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 모습은 당시 스키를 타던 한 틱톡 유저의 영상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영상은 촬영자가 스키를 타고 슬로프를 평화롭게 내려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이내 화면 왼쪽에 검은 형체가 달려오는 모습이 포착된다. 검은 형체의 정체는 흑곰이었다. 곰은 멈추지 않고 스키장을 가로질러 질주한다.
촬영자는 달려오는 흑곰을 보고 속도를 늦춰 가까스로 곰과의 충돌을 피했다. 자칫하면 곰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촬영자는 놀란 듯 내려가는 것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며 달려가는 곰을 바라본다.
다행히 흑곰은 공격성을 드러내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곰은 어미 곰을 만나기 위해 스키장을 가로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 촬영자는 ABC10과의 인터뷰에서 “곰을 간신히 피한 것은 행운”이라며 “어미와 곰이 재회하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야생동물국에 따르면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약 3만~4만마리의 야생 흑곰이 살고 있다. 그 중 레이크 타호는 야생 흑곰이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꼽힌다. 야생동물국 대변인 피터 티라는 “이 지역의 스키 리조트에서 곰을 보는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곰들이 이렇게 출몰하는 이유는 생존 환경을 바꾼 인간의 탓이다. 통상 겨울철 먹이가 부족한 곰들은 에너지 비축을 위해 11~1월 동면에 들어간다. 하지만 스키장에 사람들이 버린 음식물과 쓰레기들이 곰들을 유인해 동면에 들지 않고 활동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티라는 “산을 뒤덮은 눈과 먹이 부족으로 곰이 겨울잠을 자는 게 당연하지만 쓰레기와 새 모이통, 애완동물 사료 등으로 곰은 겨울 내내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며 “인간 식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건 곰에게 해로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승훈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