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시간대 퇴근 중이던 40대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한 중학생에게 검찰 구형보다 훨씬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 가해자 변호인 측이 내세운 ‘인사도 잘 하고 꾸중 들으면 눈물 흘리는 아이’라는 주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 1부(재판장 이현우)는 이날 강도강간·강도상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군(15)에게 징역 장기10년·단기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범행으로 15살 소년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극도의 공포감과 성적 불쾌감을 느꼈을 것이 자명하고 회복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A군은 지난 10월 3일 새벽 논산 시내에서 퇴근 중이던 B씨(40)에게 오토바이로 데려다주겠다고 접근해 태운 뒤 B씨를 한 초등학교 교정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은 B씨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 B씨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빼앗는 한편 딸을 해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B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더 엽기적인 건 (A군이 범행 당시) 웃더라. 내가 울고 있는데 이걸 하면서 웃는 게 너무 생생하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범행 내용이 엽기적이며 중대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을 구형했다. 소년범의 경우 징역 15년이 최대 형량이다.
반면 재판부가 A군에 대해 징역 단기 5년이라는 선처를 내린 배경에는 A군 측 변호인의 눈물어린 호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A군 측 변호인은 결심 공판에서 “엄청난 죄를 저질러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지만, 평소에는 인사도 잘하고 선생님께 꾸중을 들으면 눈물도 흘리는 아이였다. 어려운 가정형편 등을 고려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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