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가자지구 사망자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광고 사진을 사용했다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자라 매장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자라는 최근 인스타그램 계정에 광고용 사진을 올렸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된 건 흰 천으로 둘러싸인 팔 없는 마네킹이 바닥에 쓰러져 있거나 모델이 마네킹을 어깨에 메고 있는 사진이다. 이들 광고 사진은 금이 간 돌이나 부서진 조각상, 깨진 석고 보드를 배경으로 촬영됐다.
하지만 자라가 이 광고를 공개하자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이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에 희생당한 민간인 시신의 모습이 연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자라의 인스타그램 계정엔 팔레스타인 깃발과 함께 수만 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X’(구 트위터) 상에서는 불매운동을 뜻하는 해시태그인 ‘#보이콧 자라’가 급속도로 퍼졌다. 일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흰 천 뭉치를 들고 자라 매장 안팎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자라는 이 광고물을 전부 삭제했다. 그러나 이 광고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전쟁 전인 지난 7월 구상돼 9월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라는 “해당 컬렉션은 남성 재단(裁斷)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며 “광고는 조각가의 작업실에서 완성되지 않은 작품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적 맥락에서 공예품 같은 옷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의 광고였다”며 “불행하게도 일부 고객들은 이에 대해 불쾌감을 느꼈고, 처음 의도와 다르게 이해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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