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광주광역시 행정부시장 등 전·현직 공무원들이 민간공원 특례사업 과정에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변경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항소심에서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3부(김성흠 부장판사)는 12일 직권남용권리행방해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현직 광주시 공무원 4명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 3명의 1심 무죄형을 유지했다. 정종제(60) 전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윤영렬(61)전 감사위원장·양모(59) 공원녹지과 사무관이다.
정 전 부시장 등은 2018년 11~12월 민간 공원 특례사업 2단계 중앙공원 1·2지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표를 광주시의회 등에 유출하거나 최종 순위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 재판부는 전 광주시 환경생태국장 이모(59)씨의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만 유죄로 판단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국장은 앞서 1심에서 자신의 유죄 판결에 대해 항소했고, 검찰은 3명 무죄 판단에 사실오인이 있고 이 전 국장에 대한 양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전원에 대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이 전 국장의 1심 유죄와 벌금형 양형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나머지 3명에 대한 여러 혐의에 대해서도 1심 무죄 판단이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특정 건설사가 민간공원 특례사업자로 선정되게 도왔다는 검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정 전 부시장 등이 이용섭 당시 시장의 지시를 받아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모든 사업을 대상으로 감사가 이뤄져 우선협상자 대상자 순위를 변경하기 위해서만 감사가 진행됐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증거로 제시한 ‘금호가 시장의 뜻’이라는 업무일지 내용도 우선협상자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보기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서류 제출 기한을 넘기거나 서류상 주소를 누락한 건설사에 대한 감점을 적용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인의 개입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시의원 등에게 제한서 평가 결과 보고서를 유출했다는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에 대해서는 해당 보고서가 공무상 비밀에 아니어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공원녹지과와 도시공사 직원들, 제안심사 위원들에 대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지방계약법·정보공개법, 다른 지자체 민간공원 우선 협상 대상자 공개 범위 등을 고려했을 때 공무상 비밀로 단정할 수 없고 행정편의적 규정과 통상적 결과보고서 공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도시계획상 20년 이상 공원으로 묶여있던 공원부지를 건설사가 매입한 뒤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시에 기부하고 나머지 땅에는 아파트를 건설 분양해 일정 수익을 챙기는 사업이다.
광주시는 2018년 12월 중앙공원 1지구 우선협상대상자를 광주도시공사에서 한양건설, 2지구는 금호건설에서 호반건설로 이례적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후 광주경실련이 중앙공원 특례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교체하는 과정에 광주시의 부당한 압력이 작용했는지, 건설사에 특혜를 제공했는지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며 고발장을 제출해 그동안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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