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 직후 제주에 부임해 농촌부흥운동을 일으켰던 고(故) 맥그린치 신부 기념관이 조성된다.
제주도는 ‘등록문화재 한림성당 종탑 임피제신부 기념관조성 타당성 조사 용역’이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 한림성당 수녀기숙사를 리모델링해 맥그린치 신부 기념관으로 조성한다고 11일 밝혔다.
수녀기숙사는 지상 2층·연면적 119.81㎡ 규모다. 제주도가 2억5200만원, 한림성당이 1만6800만원을 투입하며, 기념관 운영은 한림성당이 맡는다.

맥그린치 신부(1928~2018)는 영국 아일랜드 출신으로 한국 이름은 임피제(任皮濟)이다. 1951년 성골롬반 외방 선교회 소속 사제로 서품 받은 후 1953년 한국으로 파견돼 광주 순천본당, 제주 한림본당, 금악본당 주임신부를 역임했다.
당시 제주도에는 본당성당이 중앙본당과 서귀포본당 2곳만 있었다. 맥그린치 신부는 한림공소를 3번째 본당으로 정하고, 직접 성당을 설계해 지역 신도들과 한림성당을 건립했다. 이후 금악성당, 고산공소, 귀덕공소, 청수공소를 차례로 설립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한림성당에 부임한 후 제주지역 농촌이 어려운 것을 보고 부흥에 평생을 바쳤다.
1957년 가축은행을 설치해 청소년들에게 축산과 영농 기술을 가르치고, 독일 원조 단체의 도움을 받아 한림읍 대림리에 직조 강습소를 개설했다.
1961년에는 한림읍 금악리에 이시돌목장의 전신인 한림목장과 농업훈련센터를 개설했다. 이때부터 목장을 중심으로 목초지 개량사업, 양돈·비육우·면양 사육이 본격화됐다.
맥그린치 신부가 이 무렵 관심을 기울인 또 다른 분야는 신용협동조합 운동이었다. 1962년 제주 최초로 한림 신용협동조합을 창립해 제주도민의 경제적 자립 토대를 만들었다. 1970년에는 성이시돌복지병원을 개원해 제주시 서부지역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맥그린치 신부는 다양한 사회 공헌사업에 이바지한 공로로 2014년 한국과 아일랜드 양국으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과 대통령상을 받았다.
한편 맥그린치 신부가 건립한 한림성당은 지상 3층·연면적 336㎡ 규모로, 전면에 3개의 뾰족탑과 직사각형 예배실로 구성된 원초적 형태의 성당건축이다.
1950년대 건립 건축물 중 현존하는 종교시설물이다. 1999년 도로확장공사로 본당은 철거되었고, 현재 남아 있는 종탑은 지난해 제주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맥그린치 신부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종교인으로서 의미가 크다”며 “내년 1월부터 기념관 건립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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