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부터 ‘학력미달 학생’ 체육경기 출전금지

교육부, 최저학력제 적용 공문 발송
시행 시기 놓고 학부모·선수 반발
교육부 “선수들 도울 방안 찾겠다”

광주 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입학 후 처음으로 운동장 체육대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일정 성적을 얻지 못하면 체육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최저학력제’를 내년 3월 말부터 시행한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2학기 기말고사에서 기준을 넘는 성적을 얻지 못한 학생들은 출전 길이 막히게 된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각 시·도 교육청에 ‘2024년 학생선수 최저학력제 개정 적용 예정 안내’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 따르면 최저학력제는 올해 2학기 성적부터 적용된다.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에 이 제도 시행일이 ‘2024년 3월 24일’로 명시된 탓이다.

시행규칙상 최저학력제는 1학기 성적이 기준에 미달하면 2학기에, 2학기 미달 시 다음 1학기에 교육부령으로 경기 출전을 제한한다.

이에 따라 올해 2학기 최저학력 기준을 넘지 못한 학생은 내년 상반기 대부분 국내 대회 출전 자격이 박탈된다.

학부모들은 교육 당국이 최저학력제 시행 시기를 모호하게 안내해 혼란이 발생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올해 2학기가 아닌 내년 1학기 성적을 바탕으로 내년 2학기 출전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안내받았다고 주장한다.

이는 ‘2024년 3월 24일 시행’이라는 시행규칙상 문구 외에 구체적인 정책 설명이 전혀 없던 탓이다. 이 문구만 놓고 보면 3월 24일자 성적을 기준으로 다음 학기 출전을 제한한다는 것인지, 직전 학기 성적을 바탕으로 3월 24일부터 출전을 제한한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학부모와 선수들은 전자, 교육부는 후자로 시행규칙을 해석한 셈이다.

일부 학교에서는 이미 기말고사가 시작됐고, 늦어도 12월 셋째주 안에 대부분 학교의 기말고사가 끝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와서 2학기 성적을 뒤집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최저학력을 맞추지 못하면 이를 만회할 기회가 없는 중학생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등학생의 경우 성적이 기준에 미달해도 ‘기초학력 보장 프로그램’ 이수 시 제한이 해제된다.

서울의 한 학교 축구부 관계자는 “특히 중2 선수들은 내년 3월부터 8월까지가 진학 시즌이다. 중요한 대회와 리그가 전부 몰려 있다”며 “진로와 미래가 걸린 중요한 문제인 만큼 다른 학교는 학부모에게 긴급히 문자 공지를 돌린 곳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부 측은 공문에 나온 대로 ‘올해 2학기 성적을 토대로 내년 3월 24일부터 출전을 제한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맞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2학기가 다 끝나가는 현 시점에서야 이런 해석을 공유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적극 행정 등을 통해 이번 최저학력제 적용 논란으로 진학 시 피해를 보게 될 선수들을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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