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하다 아파트 유리창에 충돌한 후 난간에 끼었던 천연기념물 칡부엉이가 무사히 구조돼 자연으로 돌아갔다.
7일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아파트에서 칡부엉이가 유리창에 부딪힌 뒤 발코니 난간과 창틀 사이에 끼어있는 것을 집주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구조 당시 이 칡부엉이는 비좁은 틈에서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좁은 공간에 갇혀 있어 구조 당시 날개 균형도 맞지 않았다.
구조센터로 응급 이송된 칡부엉이는 방사선 촬영 등 정밀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골절이나 깃 손상은 없었으나 탈진이 심하고 뇌진탕 소견이 있어 당장 비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나왔다.
칡부엉이는 수의사 재활관리사 맞춤형 진료로 밀착 관리를 받았고 활발한 먹이 섭식을 통해 10여일 만인 이날 야산에 방사됐다.
칡부엉이는 올빼미목 올빼미과에 속하는 희귀한 새로 천연기념물 제324-5호로 지정된 보호종이다. 주로 유라시아 대륙에 분포하는 게 특징이다. 우리나라에는 10월쯤 도래해 이듬해 3월 하순까지 관찰된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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