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이 올해 연방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제명 처리된 조지 산토스 전 의원까지 공화당은 두 명의 하원 의원을 잃게 됐다.
매카시 전 의장은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미국에 봉사하기 위해 올해 말 하원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며 “(새로운) 내 일이 이제 막 시작되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매카시 전 의장은 그러면서 “선출직에 출마할 우리나라 최고의 인재를 계속 모집할 것”이라며 “내 경험을 빌려 차세대 지도자를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워싱턴이 더 많은 일을 할수록 미국은 더 나빠지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입법보다는 혁신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 10월 3일 하원 본회의에서 공화당 강경파 반란으로 의장직에서 내려왔다. 그로부터 두 달여 만에 전격적으로 의원직 사퇴를 발표한 것이다. 그는 2006년 캘리포니아 22선거구에서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후 내리 9선에 성공했다.
매카시 전 의장 은퇴는 ‘새로운 세대의 보수 지도자’를 주창한 이른바 ‘영건 세대’의 종말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그는 2010년 폴 라이언 전 의장, 에릭 켄터 전 원내대표와 공동 집필한 ‘영건’을 통해 구세대 공화당 지도자들을 ‘원칙을 저버린 사람들’이라고 비판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공화당 주축으로 떠올랐다. NYT는 “지난 10년간 이들은 모두 극우 세력에 의해 서서히 밀려났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이후에는 공화당 기반을 반영하지 않는 기성 정치인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매카시 전 의장 임기는 2025년 1월까지 1년가량 남았지만 조기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2주 이내에 보궐선거를 소집해야 하지만, 주법에 따르면 내년 여름까지는 선거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예비 선거와 결선 투표까지 약 20주가 걸리는 만큼 매카시 전 의장 의석이 내년 6월까지 공석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화당의 하원 장악 불확실성도 커졌다. 매카시 의장이 공식 사퇴하면 공화당 의석수는 220석으로 민주당(213석)과 7석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당내에서 소수 반란표만 나와도 주요 입법 의제를 추진할 수 없게 된다.
NYT는 “이런 역동성은 마이크 존슨 의장이 내년 1월 중순 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과 협력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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