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팔레스타인 ‘신탁통치’ 안 할듯… 자치정부 위임 유력

미국, 가자지구 전후 통치방법 놓고 고심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끝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전후 처리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이 직접 지역을 관리하는 ‘신탁통치’보다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통치권을 위임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3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가자지구 통치 방안 가운데 ‘차악’의 선택지를 찾기 위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선호하는 차악의 선택지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활성화해 종전 후 가자지구를 맡기는 것이다.

다만 이 방안의 문제는 PA가 이스라엘 정부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도 인기가 없다는 점이다. PA는 현지에서도 낮은 지지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07년에는 하마스에게 쫓겨나며 가자지구의 실효지배권을 넘겼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주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방문했을 때 이와 관련한 논의를 진전시키려 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블링컨 장관은 “쉬울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더 많은 테러 공격, 더 많은 폭력, 더 많은 무고한 고통 같은 대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의 주범인 하마스에게만은 가자지구 통치권을 넘기려 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하마스가 중동 지역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팔레스타인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는 점은 딜레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다시 점령하는 것도 이스라엘인들 사이에서 선호되지 않는 방안이다. 마찬가지로 아랍국가들도 무력충돌을 우려해 보안군 파견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권을 일부 박탈하는 과도기에 완충지대를 설치하는 등 안보를 강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자지구에 유엔평화유지군을 주둔시키는 방법도 이스라엘이 원치 않는다. 이스라엘이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유엔의 비판이 연일 나오는 상황에서 유엔군이 가자지구에 주둔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가자지구 전후 통치는 미국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셋 모두에게 있어 쉽지 않은 문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데니스 로스 미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종전 후 가자지구의 안정적 권력 이양을 위해서는 누구도 재무장할 수 없는 메커니즘을 갖춘 비무장화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PA가 가자지구에서 뭔가를 운영하려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적인 대안으로는 민주적인 선거로 새 정부 수반을 선출하는 방안이 검토되지만, ‘인기영합’에 능통한 하마스가 당선될 경우 정당성을 얻을 가능성이 있어 현실적으로 실현이 어렵다.

브라이언 카툴리스 미 싱크탱크 중동연구소(MEI) 부소장은 “PA는 처음부터 매우 나쁜 선택지들 가운데 최선일 수 있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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