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질의받은 기시다, 대답은…

“특정 민족·국적 차별 허용 안돼”
참의회 질의받고 또 원론적 대답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의원(상원)에서 100년 전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중국인 학살 관련 문서가 외무성에 있다는 질의를 받고 즉답을 피했다고 현지 교도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과 중국인 학살과 관련한 문서가 외무성에 남아 있다”는 후쿠시마 미즈호 사회민주당 대표의 질의에 “특정 민족이나 국적자를 배척하는 부당한 차별적 언동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대표는 외교사료관 소장 자료를 바탕으로 간토대지진 이듬해인 1924년 자국 외무상이 중국 주재 공사에게 보낸 전보에서 위자료를 지급한 기록을 언급하며 “살해를 사실로 인정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사회민주당은 참의원에서 2석을 확보한 야권의 소규모 정당이다.

기시다 총리는 후쿠시마 대표의 질의에 차별을 배척하는 취지로 답했지만,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인에 의해 자행된 조선인‧중국인 학살을 인정하지 않았다.

1923년 9월 1일 간토대지진 발생 이후 일본에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식의 유언비어가 퍼졌고, 일본 자경단과 군‧경은 조선인을 학살했다. 당시 독립신문은 조선인 학살 희생자를 6661명이라고 보도했다.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도 이날 같은 위원회에 출석해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을 수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와 가미카와 외무상의 발언은 간토대지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지난 8월 30일 기자회견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 학살에 대해 “정부 조사에 한정한다면 사실관계를 파악할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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