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정재강점기’ 종료”… 엑스포 무산에 웃픈 부산

부산 곳곳에 붙은 ‘이정재 홍보물’
엑스포 무산에 철거되자 ‘웃픈 농담’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 유치 계획이 무산된 가운데 부산 시민들 사이에서 “드디어 ‘이정재 강점기’가 끝난 것이냐”는 웃음 섞인 자조가 나오고 있다. 배우 이정재씨를 홍보모델로 한 엑스포 유치 광고가 부산 시내에 지나치게 많이 게재돼 있었다는 점을 장난스럽게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온라인상에 ‘드디어 이정재 강점기에서 해방된 부산’이란 제목의 글이 확산하고 있다.

글을 보면 부산 시내 곳곳에 배우 이정재를 홍보모델로 한 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홍보 포스터가 붙어있는 사진이 십수장 게재됐다. 두 손을 맞잡은 이정재 사진 아래 “지금 대한민국이 준비합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다 함께 응원해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이다.

게재된 사진을 보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곳에 포스터가 붙어있다. 지하철역, 시내버스, 고층빌딩, 버스정류장, 전광판 등에서 포스터가 목격됐다.


게시글에는 이 같은 사진들과 함께 “드디어 부산광역시의 길고 길었던 ‘이정재 통치기’가 끝났다”고 적혀있다. 부산 시내 어딜 가든 이정재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부가 홍보물을 지나치게 많이 부착했지만 결국 엑스포 유치가 무산돼 이 홍보물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됐다는 뜻을 담은 일종의 ‘밈(meme)’이다.

다른 네티즌은 “심지어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그 짧은 순간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응원합니다’ 이런 소리가 나왔다”며 “솔직히 지긋지긋하다. 빨리 (유치전이) 끝나고 관광의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앞서 부산은 28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진행된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29표를 획득해 1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119표)에 대패했다.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참여국 중 3분의2(110표) 이상 표를 얻은 국가가 나오면 결선 투표 없이 그대로 승리한다. 한국은 1차 투표에서 사우디가 3분의2 이상 표를 얻는 것을 저지하고 이탈리아 로마를 이긴 뒤 결선 투표에서 역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무위로 돌아갔다.


사우디보다 엑스포 유치전에 늦게 뛰어든 우리나라는 당초 열세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적극적인 민관 합동 홍보에 힘입어 사우디와 박빙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끝내 큰 격차로 패배한 데에는 사우디의 ‘오일머니’ 영향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민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민 여러분의 지원과 성원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시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 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왔다”며 “부산 시민들의 꿈이 무산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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