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죄 성립” 법원, 80억 전세사기 ‘빌라왕’ 징역 8년 유지

37명에 80억 챙긴 피고인
법원, 전세 사기범에 선처
정부는 “전세사기 발본색원” 발표


임차인 37명으로부터 80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빌라왕’들의 배후 혐의를 받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가 2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는 28일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3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차인 피해자들로 하여금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게 했고 신의성실의 원칙상 구제할 의무가 있음에도 하지 않아 사기죄가 성립된다”며 “중개인이 건축주 등 매도인 계좌를 피해자에게 알려주며 입금하도록 유도한 점, 부풀려진 보증금은 매도인에게 교부돼 리베이트 형태로 공범들에게 사전 비율대로 분배된 점 등을 종합하면 임대차보증금이 형식적으로 매도인들에게 교부됐으나 사실상 피고인 등 공범들에게 교부됐다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과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해 원심 형량(징역 8년)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씨는 2017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신의 업체에 명의를 빌려준 바지 집주인, 이른바 ‘빌라왕’을 통해 임대사업을 해왔다. 이들을 통해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이며 세를 불려갔다는 혐의를 받는다. 첫 번째 빌라 전세자금이 들어오면 그 돈으로 두 번째 빌라를 사들이고, 이 빌라에 전세자금이 들어오면 세 번째 빌라를 사들이는 식이다. 신씨 피해자만 37명, 피해금액은 80억원에 달한다.

그는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모씨 등 여러 ‘빌라왕’들의 배후로 지목됐다.

한편 세입자들로부터 수십억원을 빼앗아간 전세 사기범들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국민 법감정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대전지법 형사6단독 김지영 판사는 지난 21일 세입자들에게 임차보증금 등 현황을 허위로 알려주고 전세보증금 16억원을 갈취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구지법 제4형사단독 김대현 판사는 지난 23일 17가구에게서 보증금 16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B씨(42)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부는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전세사기를 발본색원하고 충실한 피해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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