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발달장애를 앓는 아들을 교육했던 특수교사와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너무 엄격하게 (법적 잣대를) 하면 특수교사가 교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7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 심리로 진행된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혐의 4차 공판에서는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난해 9월 수업 시간에 주씨 아들(9)에게 한 발언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총 2시간30분 분량이었다. 주씨 측은 지난해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학교에 보낸 뒤 녹음된 내용 등을 기반으로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A씨는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라고 말했다. 주군이 교재에 적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를 읽자 “너야 너. 버릇이 고약하다. 널 얘기하는 거야”라며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했다.
A씨의 변호인은 검찰이 문제 삼은 발언은 대부분 혼잣말이라고 변호했다. 또한 “글자(공소장)로 보면 유죄처럼 보이지만 실제 목소리 억양이나 뉘앙스, 앞뒤 대화 흐름을 보면 아동학대가 아니란 걸 입증할 수 있다”며 학대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선 “피해 아동이 과거 바지 내린 행동을 예로 들며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군은 일반학급에서 수업을 받다가 바지를 내리는 행동 등을 보여 분리 조치 후 수업을 받고 있었다.
곽 판사는 피고인의 일부 발언을 두고 “법리적인 것을 떠나서 듣는 부모 입장에서 속상할 만한 표현이 있긴 한 것 같다”며 “피고인이 악한 감정을 갖고 그런 표현을 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훈육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되니까 그런 게 발언한 취지로 알겠다”고 했다.
공판 후 임태희 교육감은 28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특수 교육이란 게 아이가 오랜 시간 말을 안 들으면 부모도 화가 난다. 특수교사도 오랜 시간 교육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면서 “이게 과연 정당한 교육 활동으로 볼 것인가가 쟁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청 입장에선 너무 엄격하게 (재판을) 하면 특수교사들이 교육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임 교육감은 직접 특수교육 현장을 가본 경험을 언급하며 “그런(문제) 행동이 아동마다 다르기 때문에 특수교사 선생님이 처한 상황은 그 상황이 안 돼 보면 모른다”며 특수교육 현장의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최근 경기도는 ‘경기특수교육 활성화 3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임 교육감은 “지금은 한 교실에 아동 7명이 있으면 특수교사가 1명, 지도교사가 1명이다. 이렇게 해선 어렵다”며 “한 교실에 선생님을 2명으로 늘리고 지도교사도 확충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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