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죽었으면 했는데”… 9세 딸, 아빠 품에 돌아오다

9세 소녀 에밀리, 하마스 석방에 귀환
딸 숨진 줄 알았던 아버지 오열

CNN 캡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던 9세 소녀가 기적적으로 가족 품에 안겼다. 딸이 숨진 것으로 알고 장례식까지 준비했던 아버지는 딸의 귀환에 눈물을 흘리며 오열했다.

25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과 영국 BBC,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일시휴전에 돌입한 지 이틀째인 이날 하마스가 석방한 이스라엘 인질 13명 중에 에밀리 핸드양이 포함됐다. TOI 보도를 보면 에밀리가 이집트 라파 국경을 거쳐 이스라엘에 도착하고 그의 아버지 토머스 핸드와 재회한 사진이 게재돼 있다.

에밀리는 지난달 7일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잠을 자다 하마스에 납치됐다.

에밀리의 사연은 그동안 토머스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져 왔다. 당초 딸의 사망설을 접한 토머스는 “에밀리가 인질로 끌려가느니 차라리 고통 없이 숨진 게 다행일 수 있다”며 눈물로 하염없이 비통한 심정을 털어놨다. 하마스에 납치돼 고문이나 학대 등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는 것보다 고통 없이 눈을 감는 게 차라리 나았을 것이라는 의미다.


그는 지난달 11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이 ‘에밀리를 찾았다, 사망했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저 ‘네(yes)’라고 했다. 그리고 미소 지었다”며 “왜냐하면 그게 내가 아는 가능성 중 가장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그는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에서 사람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안다면 그게 죽음보다 나쁜 것”이라며 “그러니까 죽음은 축복이다. 절대적인 축복”이라고 말했다.

토머스는 에밀리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그의 장례식까지 준비했다. 몇 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옆에 묻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반전이 일어났다. 이스라엘군이 ‘참사 현장에서 에밀리의 시신이나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고 함께 있던 친구 가족의 휴대전화가 가자지구 내에서 신호가 잡혔다’며 에밀리의 생존 가능성을 점친 것이다.

이에 토머스는 지난 22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머리를 굴려 이 새로운 정보를 소화해야 했다. 그리고 그들이 나에게 말했을 때 나는 그냥 ‘안돼, 안돼, 안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7일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제 에밀리가 견뎌야 할 일이 괴롭다면서도 그의 안전 귀환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버지의 간절한 기도 끝에 에밀리는 납치 50일째인 25일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지난 17일 생일을 맞은 에밀리는 만고 끝에 아버지와 자신의 9번째 생일을 축하할 수 있게 됐다.

토머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힘들고 복잡한 심경의 50일이 지나고, 이 감정을 표현할 만한 말을 찾을 수 없다”며 “에밀리의 구출에 도움을 주고 그동안 가족을 위로해 준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에밀리를 다시 안아 행복하지만, 아직 돌아오지 못한 모든 인질을 기억한다”며 “그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10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친(親)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선언한 전날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앞에 모여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을 멈춰라”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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