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틀째 교전 중지와 인질 석방을 이어가는 동안 휴전 연장을 촉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일시휴전 종료 즉시 가자지구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 연장 기대감을 드러내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인 인질 석방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외교관들이 이스라엘에 공격 재개를 연기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맺은 합의는 4일간의 적대 행위 중단 이후에도 이스라엘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하루씩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전날 인질 석방이 시작되자 기자회견을 열고 “광범위한 미국 외교의 결과”라며 “(이번 합의는) 50명 이상의 인질을 석방할 수 있도록 교전 중지가 계속될 수 있게 구조화돼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석방은 과정의 시작이며 앞으로 며칠 동안 수십 명의 인질이 가족 품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교전 중지가 연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실제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휴전 연장에 대한 목소리가 점차 거세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수많은 진보층은 이번 합의를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에게 휴전 연장을 압박하고 있다”며 “(이번 합의는) 완전한 휴전 촉구 압력의 일시 유예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이번 합의는 우리가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유망한 첫걸음이며 연장된 휴전이 무차별적인 폭격 재개로 이어져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지지층 이반으로 지지율 고전에 직면한 바이든 대통령 역시 휴전 연장을 절실히 바라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모두 밀리는 것으로 나온 데에는 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지지층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NBC 여론조사에서 18∼34세 유권자 70%는 이스라엘 전쟁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대처에 반대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51%만이 찬성했다.
양측 중재를 맡은 이집트의 한 관리도 “하루나 이틀 더 휴전을 연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에서 모든 당사자로부터 긍정적인 지표를 가지고 있다”고 WP에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갈등의 골이 워낙 깊어서 휴전 연장을 섣불리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백악관 입장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은 이날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든 인질을 돌려보내기 전까지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일시휴전이 종료되면 곧바로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말했다.

2차 인질석방도 가까스로 진행됐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의 합의 미준수를 이유로 인질 석방을 연기했다가 뒤늦게 재개했다.
이 과정에서 이번 합의를 중재한 카타르와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설득에 나섰고, 바이든 대통령도 움직였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합의 유지와 지연 해결을 위해 카타르 지도부와 통화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어린이 8명, 여성 5명 등 이스라엘인 13명과 태국인 4명을 석방했다. 전날 1차 석방 때는 모두 24명(이스라엘인 13명, 태국인 10명, 필리핀인 1명)이 풀려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하마스가 다른 나라 인질을 돌려보내면서 미국인은 한 명도 돌려보내지 않았다”며 “우리 리더십에 대한 존중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이제 더 나은 (인질) 거래를 원한다”며 “좋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앞으로 며칠 안에 풀려날 인질들 가운데 미국인이 포함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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