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부 지역에서 미확인 폐렴이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당국에 관련 자료를 요구하며 조사에 돌입했다.
WHO는 22일(현지시간) ‘중국 북부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보고되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WHO 입장’을 게재하고 “WHO는 중국 어린이들 사이에서 집단발병하고 있는 폐렴과 최근 증가하고 있는 호흡기 질환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중국 당국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WHO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중국 내 호흡기 질환이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폐렴 증가 원인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한이 사라졌고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바이러스는 모두 학계에 보고된 바 있고 다른 나라에서도 주기적으로 유행한다. 즉 중국 당국은 신종 질병이 아닌 ‘늘 있어왔던 질병’이 현재 증가하는 폐렴의 정체라는 입장이다. 당국은 “보건 시설과 마을 커뮤니티의 질병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보건 역량을 늘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면 WHO는 “글로벌 공공 질병감시 시스템인 프로메드(ProMED)와 미디어는 미확인(undiagnosed) 폐렴이 중국 북부 지역 어린이들 사이에서 집단발병하고 있다고 보고했다”며 “이 상황이 중국 당국의 기존 발표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unclear)”고 말했다.
WHO는 중국 당국에 전염병·보건체계 관련 추가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또 폐렴이 집단발병한 지역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실 연구자료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WHO는 중국이 호흡기 질환 증가세 원인으로 지목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에 관한 자료도 함께 확보해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중국 북부지역에서는 지난 지난달 중순부터 인플루엔자성 질병이 급격히 증가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수치와 비교해봤을 때 올해 발병률이 월등히 높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북부 시안시 등에서 병원이 수많은 환자들로 붐비며 꽉 차있는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HO는 “중국 국민들이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백신 접종,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 질병검사 받기 등 조치에 따를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WHO 중국 지부는 WHO의 이번 조사에 대해 “호흡기 질환이 증가세나 어린이들 사이에서 폐렴이 집단발병한 것에 대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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