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사님 마지막 모습 아름다웠지. 찬양대도 서고 하나님 잘 믿었어. 하나님 품에서 평안할 거야.”
23일 오전 강원도 춘천의 한 장례식장. 빈소 분위기는 안타까움과 참담함으로 가득했다. 교회에서 새벽 예배를 마치고 귀가하다 횡단보도로 돌진한 차량에 치어 여 성도 3명이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떠난 현실이 다들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60, 70대 권사와 집사였던 생전의 교우들과 함께 신앙생활을 해왔던 교인들은 유족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었다. 그럼에도 천국에 대한 소망을 함께 품자고 유족을 위로했다.
사고는 전날 강원도 춘천시 퇴계동 남춘천역 인근 도로에서 발생했다. 80대 A씨가 몰던 차량이 신호를 위반한 채 횡단보도를 건너던 김모(61) 박모(72) 권사와 태모(64) 집사를 들이받았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A씨를 입건한 경찰은 가해자가 고령 운전자인 점 등을 토대로 과속과 운전 미숙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나 가나안땅 귀한 성에 들어가려고 내 무거운 짐 벗어버렸네.”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춘천C교회 주관으로 입관예배가 진행됐다. 생전 성도들의 얼굴이 담긴 영정과 교인들 사이에 선 담임목사는 한참 만에 입을 뗐다. 그는 “저도 교회도 이런 일을 예상도 경험도 해보지 못했기에 어떤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유가족을 위로하는 일뿐”이라며 “하나님과 말씀을 붙잡으며 이 고통을 이겨내기를 바란다.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이곳에 가득하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힘겹게 울음을 삼키던 교인들도 끝내 흐느꼈다. 사고가 발생한 날도 고인들과 함께 새벽 예배를 드렸다는 한 동료 권사는 “돌아가신 세 분 모두 독실하게 신앙생활을 해 온 분이다. 사고가 일어난 날도 일찍 예배당으로 나와 간절하게 기도하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했다.
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 동부연회 춘천서지방 임원들은 이날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유족과 교인들을 위로했다. 장동식 춘천서지방 감리사는 “모두가 원치 않는 사고였지만 소중한 권사님들이 예배를 드리다 하나님 품에 안겼다는 사실이 유족과 교인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이 일로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한발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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