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만들어진 명품 브랜드 위조품인 이른바 ‘짝퉁’을 대량으로 국내에 밀반입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인천본부세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관세와 상표법 위반 등 혐의로 밀수 총책 중국인 A씨(38)를 구속하고 국내 유통책과 통관책 등 공범 8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0월 20일 인천항을 통해 정품 시가로 785억원 상당의 짝퉁을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이 밀반입한 짝퉁은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 등 74개 유명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 의류, 신발, 향수 등 5만1000여점에 이른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정품처럼 보이려고 정교하게 제작한 짝퉁에 가짜 품질보증서와 면세점 신용카드 결제 영수증까지 동봉했다. 명품 제조사 홈페이지와 연결되는 QR코드 라벨도 부착했다.
또 국내에서 정품처럼 판매하려고 브랜드 로고가 표시된 상자에 위조 제품을 개별 포장하고 면세점 쇼핑백도 함께 반입했다. 세관은 이들이 마치 면세점에서 정품을 구매한 것처럼 속여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짝퉁을 판매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A씨 등은 중국 웨이하이항에서 40피트짜리 대형 컨테이너에 이들 제품을 가득 실은 뒤 옷걸이를 담았다고 허위 신고하고 국내로 몰래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예방을 위해 국내 반입이 금지된 중국산 소시지 1만여개와 함께 중국산 담배 3900여갑도 함께 실려 있었다.
아울러 이들은 세관의 추적을 피하려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만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고 대화 내용을 계속 삭제했다. 범행 시점 6개월 전부터는 합법적인 정상 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사전 준비작업을 하면서 자신들을 정상 수입업자인 것처럼 속이기도 했다.
세관은 대형 컨테이너에 담긴 모든 물품이 옷걸이로 신고된 점을 수상하게 여기고 개장 검사를 해 불법 수입 물품들을 적발했다. 이후 잠복 수사 끝에 국내에 은신 중인 A씨를 검거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해 밀수품 배송리스트를 확보한 뒤 공범 등을 붙잡았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송치된 피의자 8명 중 7명은 검찰에서 기소했고, 중국에 체류하고 있는 나머지 1명은 지명수배 중”이라며 “유통 관련 공범 32명도 계속해서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민 기자 ki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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