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원대 위자료 소송에서 노 관장 측이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 측은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를 통한 명예훼손”이라고 맞섰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4부(부장판사 이광우)는 23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심리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나 “2015년 최 회장이 김 이사장과의 관계를 밝힌 이후부터만 보더라도 최 회장이 김 이사장에게 쓴 돈이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 관장과 자녀들이 가족으로 생활하면서 최 회장의 지출을 통해 영위한 돈보다 몇 배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대리인 입장에서도 액수가 매우 커서 놀라웠다”고 덧붙였다.
지출 내역과 관련해선 “티앤씨재단으로 간 돈도 있고 친인척 계좌 등으로 현금이 바로 이체되거나 카드로 결제된 금액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여세를 낸 것 같지도 않기 때문에 피고 측에서도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며 “간통 행위로 인해 상간녀가 취득한 이익이 크다면 이혼소송의 위자료 산정에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 측 대리인은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 측이 현행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1000억원은 전혀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악의적인 허위 사실이고 증거로 확인됐다는 점도 허위”라고 반박했다.
또 “이 사건은 이미 십수년간 파탄 상태에서 남남으로 지내오다가 이혼소송에서 반소를 통해 이혼을 청구한 지 3년도 더 지난 시점에서 노 관장이 재산분할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의도로 제기된 소송”이라고 공세를 폈다.
대리인은 “현재 이혼소송 항소심에서는 재산분할 액수만이 쟁점으로 남은 상황”이라며 “1000억원은 손해배상 청구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를 통한 명예훼손”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는 가사소송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범죄행위”라며 “원고 측 변호인에 대해 엄중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소송의 정식 변론은 내년 1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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