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개전 46일 만인 22일(현지시간) 나흘간 휴전을 발표하며 장기 휴전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를 완전히 소탕하겠다”며 전쟁을 계속할 의지를 밝혔지만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 목소리가 그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와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카타르와 이집트, 미국의 중재로 하마스와 4일간 휴전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기간 가자지구에서 모든 군사 작전을 중지하는 대신 어린이·여성 인질 50여명을 돌려받기로 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파악한 인질은 26개국 출신 외국인을 포함해 총 239명이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인질 석방·임시 휴전 협상 합의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전시 내각의 불꽃 튀는 논쟁이 있었다고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이번 합의안은 장관 투표에서 통과됐는데, 전시 내각에 참여한 일부 극우 성향 장관들이 강하게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독실한 시오니즘당’(RZP)과 ‘오츠마 예후디트’ 등 우파 연립정부 내 극우 정당 각료들이 각료회의에서 반대의 뜻을 표했다.
특히 RZP는 이 합의안이 석방 대상이 아닌 대다수 인질을 더 깊은 위험 수령에 빠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하마스가 전열을 가다듬을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인질들의 무사 생환이 목표라면 합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RZP당 소속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하마스가 휴전 연장을 모색할 수 있다”며 공격을 강행해야 한다고 했다. 휴전 합의를 주장한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이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합의 발표를 앞두고 이번 협상안을 지지하면서도 하마스를 끝까지 소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 목표는 하마스를 완전 소탕해 다시는 우리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장기적 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협상안 중 추가로 인질 10명을 석방할 때마다 휴전 기간을 하루씩 늘리기로 한 내용이 기대를 증폭시켰다. 이 조항이 일종의 ‘인센티브’로 해석되면서 상황에 따라 휴전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휴전 나흘간 인질이 50명 석방되더라도 남아 있는 인질은 190명에 달한다. 하마스가 하루에 10명씩 풀어준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휴전 기간은 19일 더 늘어날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합의에 따라 양측의 휴전이 2주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도 “이스라엘 정계에서는 최소한 80명을 석방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다”며 “하마스는 의심할 바 없이 휴전 기간 연장을 위한 희망이 필요하다. 더 많은 인질 석방을 위해 휴전이 연장돼도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모든 인질을 데려와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이번 합의는 모든 인질을 데려오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외교부도 “석방되는 인질의 수는 합의 이행 후반 단계에서 늘어날 수 있다”며 휴전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만일 휴전이 약 3주간 이어지면 장기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더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토머스 기프트 미국정치센터 국장은 “미 백악관의 언어와 정책은 국내 정치적 고려에 따라 형성되고 있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 진보파의 커지는 휴전 요구 목소리에 대응하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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