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속칭 ‘대마 젤리’를 먹고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문제의 젤리에는 대마에 들어있는 향정신성 성분과 유사한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물질은 아직 일본 내 법적 규제 대상이 아니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6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0분쯤 도쿄 이타바시구에서 20대 여성이 “젤리를 먹고 나서 몸이 이상하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20대 남녀 2명이 술을 마시면서 젤리를 한 개씩 먹었는데, 이후 손떨림과 메스꺼움 증상을 느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녀 2명은 경미한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다.
이처럼 일본에서 수상한 젤리를 먹고 몸의 이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도쿄 고가네이시 무사시노 공원에서 열린 한 축제에서는 10∼50대 남녀 5명이 몸이 좋지 않다고 호소해 병원에 실려갔다. 이들은 40대 남성이 준 젤리를 먹은 뒤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젤리를 나눠준 남성은 경찰에 “먹어보니 맛있어서 나눠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일 도쿄 스미다구 오시아게역 플랫폼에서는 20대 남녀 4명이 열차에서 내린 뒤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들은 열차를 타기 전 수상한 젤리를 먹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먹은 젤리는 오사카의 한 회사가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두 포장지에 ‘HHCH’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한다.
HHCH는 대마의 향정신성 성분인 THCH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합성 화합물로 알려져 있다. 환각 작용과 기억력 장애 등 우려로 불법 약물 규제 대상에 포함된 THCH와 달리 HHCH는 아직 규제 대상이 아니다. 문제의 젤리에는 HHCH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HHCH의 제조 방법과 다른 약물과의 관련성 등을 조사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젤리의 불법 약물 지정을 검토하는 동시에 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 연계해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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