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교주에 대한 재판이 오는 21일 재개될 예정이다. 지난 6월 20일 공판기일 이후 정명석 측의 지속된 법관 기피 신청으로 재판이 계속 미뤄져 왔다가 5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정명석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는 오는 21일 세 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 7월 정명석 측은 세 번째 공판을 앞두고 담당 법관이 불공정한 재판을 할 우려가 있다며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 하지만 지난 1일 대법원은 정명석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최종 기각했다. 그런데도 정명석 측은 지난 13일 재차 법관 기피 신청을 냈다. 하지만 재판을 맡은 대전지법 역시 15일 이를 기각했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에서 최종 기각된 만큼 새로운 기피 사유가 없었고, 소송 지연 목적이 명백하다고 본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정명석에 대한 재판 역시 속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JMS 이인자로 알려진 정조은(가명) 등 공범들이 지난 10월 20일 정명석의 성폭행을 도운 혐의로 징역 7년형 등을 선고받은 만큼 정명석 역시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조은 재판 역시 정명석과 같은 재판부가 맡았다. 정명석 공범들이 유죄 판결을 받은 만큼 사실상 정명석도 공소사실에 따른 유죄 판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명석 측은 최근까지도 “(정명석에 대한) 공소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는 하나도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이를 일축한다. 정명석 사건 피해자들을 변호하는 법무법인 덕수 정민영 변호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피해자들은 그동안 자신들이 겪은 피해를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해왔다”며 “피해를 목격한 이들 중 상당수는 성폭력을 방조한 혐의를 인정하거나,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를 자세히 진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재판이 시작된 이후 JMS 측과 JMS 신도들의 비방 등 심각한 2차 가해가 이뤄져 왔다고 호소해왔다. 게다가 정명석 측의 재판 기피 신청 등으로 오랜 시간 재판이 지연된 만큼 법원이 하루속히 판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있다.
정명석은 신도 성폭행 등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018년 2월 출소했다. 이후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 JMS 수련원 등에서 20대 외국인 여성 신도를 17회 준강간·준유사강간하고,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30대 외국인 여성 신도를 5회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28일 다시 구속기소 됐다.
JMS는 ‘성경관, 부활·재림관, 구원관 등 전 분야에서 반기독교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예장통합,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됐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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