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이초 사건’에 대해 범죄 혐의점 없이 수사 종결 처리한 것에 대해 유족 측이 “경찰 발표는 대부분 거짓이거나 확인되지 않은 얘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5일 박두용 교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교육정상화 전략기획팀’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박씨는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사촌오빠다.
박씨는 “경찰은 무혐의를 발표하면서 ‘동생에게 직접 연락한 적 없다’는 등 여러 발표를 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니 대부분 거짓이나 확인되지 않는 말이었다”며 “유가족은 무혐의가 난 것에 대해 동의했다는 표현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제가 경찰서를 그저께 갔을 때도 경찰이 진술로만 조사해 한계가 있는 점은 이해는 되지만, 추가 혐의를 발견할 수도 있고 확실하지 않은 부분도 있기 때문에 ‘혐의점이 없다고 확언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경찰은 학부모가 직접 (고인의 개인번호로) 연락하지 않았고 내선 전화를 통해서 했다고 말했는데, 제가 다시 (경찰에) 물어보니 경우의 수를 조사해보니까 그렇게 추정된다고 했다. 확정이 아니라 추정이었다”며 “수사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한 점은 동의하지만, 무혐의라고 확실하게 단정 지을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7월 12일 조퇴해서 병원의 정신의학과에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그때도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에게서) 부재중 통화가 와 있었다”며 “동생이 병원 치료가 끝나자마자 연락했는데, 연필 사건 학부모와 6분 통화했다는 것을 제가 확인했다”고 했다.
박씨가 언급한 ‘연필 사건’은 지난 7월 고인의 학급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이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들이 고인에게 수차례 연락해 심적 괴로움을 겪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씨는 “동생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경찰서에 방문하자마자 들었던 말은 동생이 남자친구 결별로 인해 자살했다는 것이었다”며 “윗선이 민감하게 보고 있다며 (경찰은) 가족들에게 빠른 장례를 종용했고, 결국 졸속으로 장례도 없이 동생을 보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재수사를 요구했고 경찰은 초동수사의 부실함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사건 관련자들은 참고인 조사 1회만을 진행하고 혐의가 없다고 수개월 시간을 끌었다. 결국 경찰은 무혐의를 발표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이초 1학년 담임교사 A씨(24)는 지난 7월 18일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평소 문제아동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학부모 민원에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죽음에 교사 수십만명이 거리로 나와 교권회복을 외쳤고, 결국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회복 4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날 자리에는 아동학대로 고소당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던 교사와, 교권 관련 집회를 주도했던 이들도 참석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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